우리 아이 감정 그릇 튼튼하게 하기 중학생 주혁이는 동생이 자신의 물건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걷잡을 수 없이 화가 납니다.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해도 화가 풀리지 않습니다. 결국 책상에 있던 책을 집어서 벽을 향해 힘껏 던졌습니다. 그래도 화가 풀리기는커녕 점점 더 화가 납니다. 속상한 일로 인해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고 우울해지는 것은 좌절에 따른 정상적인 감정 반응입니다. 그러나 ‘화가 난다’라고 해서 툭하면 ‘화를 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고 눈물을 보이는 자녀의 모습에 부모님들은 당황스럽고 걱정이 됩니다. 이번에 자녀의 분노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1. 감정 조절 문제는 어떻게 발생할까요? 우리에게는 누구나 감정을 담는 그릇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릇에 물을 담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릇의 크기에 비해 너무 많은 물을 담으면 그릇의 물은 당연히 넘쳐버리겠지요. 아이들도 부모와의 갈등, 친구와의 갈등, 학교 부적응, 성적에 대한 걱정, 낮은 자존감 등 다양한 스트레스로 감정적 부담이 갑자기 커지게 되면 아이들의 감정 그릇에 담을 수 있는 감정 정도를 벗어나 분노가 폭발하게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릇에 물이 담기는 것을 잘 보면서 조금씩 넘치지 않게 덜어낸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물이 넘치는 일은 없겠죠. 이처럼 아이들이 감정적으로 부담이 되는 문제에 대해 부모님이나 선생님, 친구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받게 되면 감정을 표현하고 해소하게 되므로 감정 그릇이 넘치지 않겠지만, 그렇지 못하게 되면 분노가 폭발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릇의 크기나 특징에 따라 담을 수 있는 물의 양이 달라지듯, 우리 아이의 감정 그릇의 크기나 특징에 따라 쉽게 분노를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아래 그림 참고).
2. 자녀의 감정을 읽어주세요. (감정 코칭하기) 만약 깜깜한 동굴 입구에 서 있다면, 한 치 앞도 안 보이고 그 동굴이 얼마나 깊은지,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아주 무섭고 겁이 날 것입니다. 그러나 동굴 속에 빛을 비추어 어디에 웅덩이가 있고, 박쥐가 몇 마리 있는지를 알게 되면 무서운 마음은 한결 사그라들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화가 날 때 막연히 ‘기분 나빠. 짜증 나.’라고만 생각하면 기분이 풀리지 않고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합니다. 그러나 어떤 감정들이 쌓여 분노가 되었는지 우리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면 화나는 마음이 한결 잦아들게 됩니다. 1) 감정 구별하기 자녀가 느끼는 감정에 이름을 붙여보세요. 일반적으로 말하는 부정적 감정에는 다양한 종류의 감정이 포함됩니다. (예, 슬픔, 걱정, 후회, 자책, 질투, 원망, 부끄러움, 억울함, 아쉬움 등) 자녀 : “정말 짜증 나.” 부모 : “왜 그렇게 짜증을 내니?” (X) 부모 : “동생이 미워서 속상하고 짜증이 나는구나.” (O) |
2) 감정 표현하기 감정에 이름을 붙인 후, 자녀가 스스로 감정을 말로 표현하도록 도와줍니다. 부모 : “동생이 네 물건을 허락없이 사용해서 기분이 나빴구나. 어떤 마음이 들었니?” 자녀 : “동생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화가 나고 미웠어요. 내가 엄청나게 아끼는 물건이란 말이에요. 그걸 망가뜨릴까 봐 걱정도 되고요.” |
3) 감정 인정하기 다음으로, 자녀의 말 속에 담긴 감정을 인정해 주어야 자녀의 마음이 풀립니다. 즉, ‘내가 네 입장이라도 그랬겠다. 그런 상황에서 그런 감정이 드는 건 당연해’라는 이해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부모 : “그래. 너한테 소중한 물건인데 화가 날만 하지.” |
4) 문제해결 도와주기: 마지막으로 자녀가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이끌어 주세요. 부모 : “그래. 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자녀 : “다시는 내 물건을 가져가지 말고 꼭 필요하면 허락을 맡고 빌려 가라고 말할래요.” |
5) 행동 조절하기 때에 따라서는 부모님께서 대안적 행동을 제시해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욕, 폭력 등의 문제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 : “다음엔 그 정도로 소중한 물건이면 동생 눈에 띄지 않게 잘 보관하는 것이 좋겠다. 단, 아무리 화가 나도 이번처럼 욕하거나 물건을 던지면 안 돼.” |
3. 자녀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도록 도와주세요. -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상 대화를 나눌 때, 자녀에게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잠깐’ 하고 멈춘다. 복식호흡을 한다. 우선 화가 나는 상황을 피한다. 휴식을 유도한다. 천천히 숫자를 거꾸로 세기 또는 구구단 외우기 스트레칭하기, 그림그리기, 음악듣기, 목욕하기 등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본다. (바람직한 방법이라면 무엇이라도 좋다!) |
- 감정을 잘 조절하는 것은 ‘성취 경험’이 되며, 한 번 성공하면 점점 더 잘하게 됩니다. 화를 내던 자녀가 차분해지면 “방금 너 스스로 멈췄네. 정말 잘했어. 다음번에는 더 쉽게 멈출 수 있을 거야”라고 격려해 줍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분노를 가라앉히고 차분해지는 것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4.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세요. 아이들의 외모가 저마다 다른 것처럼 감정 그릇의 특징도 다릅니다. 크기는 크지만 쉽게 깨질 수도 있고, 크기는 작아도 단단해서 웬만해서는 깨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모양도 다양해서 어떤 것은 잘 담을 수 있고 어떤 것은 담기 힘든 그릇일 수도 있습니다. 주의집중이 어렵고 충동적인 성향이 있거나, 우울, 불안 등의 정서적인 문제, 혹은 사고의 문제 등이 있으면 사소한 자극에도 큰 스트레스로 느끼게 되어 쉽게 감정이 폭발하거나 심하면 감정 그릇이 깨져버릴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정도의 감정의 폭발이 빈번하면 내 자녀의 감정 그릇을 이해하고 더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신건강전문가를 찾아보세요. 2020년 11월 24일 전 주 평 화 중 학 교 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