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좋지 않을 때 단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당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혈당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이후엔 이 수치가 확 떨어지면서 오히려 피곤함과 무기력함을 느끼게 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루비 오크 영양 컨설팅' 회사 대표로 근무하는 크리스틴 브린 영양사는 "영양소가 풍부하고 균형 있는 식단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브린 영양사와 미셸 루텐스타인 심장학 전문 영양학자가 꼽은 '세로토닌'과 '도파민' 호르몬 등에 영향을 줘 기분을 좋게 하는 식품 6가지를 소개한다.
▷호박씨=호박씨는 일명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을 생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아미노산 '트립토판'이 풍부하다.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호박씨의 우울증 감소 효과가 입증됐다. 루텐스타인 영양학자는 매주 1회 제공량 만큼(30g)의 호박씨를 여러 차례 먹는 것을 권장했다. 호박씨 30g당 트립토판은 약 163mg이 들어 있는데, 세계보건기구는 트립토판의 하루 권장섭취량을 '4mg x 체중(kg)'으로 정한 바 있다.
▷기름진 생선=고등어, 연어, 멸치, 청어, 정어리, 참다랑어 등의 생선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브린 영양사는 "영양성분 중 오메가3 지방산이 기분을 개선하는 데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또한 오메가3 지방산은 혈압을 조절하고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는 등 심장 건강에도 이롭다. 미국 심장학회는 매주 두 차례 기름진 생선을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아보카도=아보카도는 트립토판을 비롯해 우울증 위험을 낮춰주는 다양한 영양분이 풍부하다. 우선 아보카도 반 개(약 100g)에는 트립토판 33g이 들어 있다. 또 아보카도는 불포화지방과 올레산을 다량 함유하는데, 이 성분들은 뇌 건강에 필수적이며 우울증 위험을 낮춘다고 알려졌다.
▷오렌지=우울증 환자들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바로 '비타민C 결핍'이다. 하지만 오렌지에는 비타민C가 풍부하다. 루텐스타인 영양학자는 "오렌지가 다량 함유한 플라보노이드 물질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고 뇌 염증 수준을 완화해 전반적인 기분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한 연구에 따르면 8주 동안 하루에 오렌지 주스를 세 번 마신 젊은 성인 참가자들에서 우울증 증상이 크게 개선됐다.
▷짙은 녹색 잎채소=짙은 녹색 잎채소에는 우울증 예방에 좋은 엽산과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엽산은 뇌 속 세로토닌 대사 작용에 영향을 줘 우울한 감정을 완화해 준다. 짙은 녹색 잎채소에는 케일, 시금치, 청경채 등이 있다.
▷다크 초콜릿=지난 2022년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등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코코아 함량 85%인 다크 초콜릿 10g을 하루에 세 번씩 3주간 섭취한 참가자들에게서 기분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장속 미생물 변화 때문으로 추정했는데, 다크 초콜릿이 장 미생물을 재구성해 호르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