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꼴찌' 수준이었던 한국 학생의 행복도가 최근 4년간 많게는 11.6%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교육시민단체들은 "'학생이 행복한 교육'을 앞세운 혁신교육이 2015년쯤부터 전국으로 퍼져나간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중학생 61%, 고교생 59%... 행복도 '높음' 응답 1일 교육부가 최근 내놓은 '2018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보고서 가운데 '학교 생활 행복도' 결과를 살펴봤다. 전국 중3, 고2 학생의 약 3%인 2만 625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 19일 설문조사한 것이다. 교육부는 이 보고서에서 "학교생활 행복도의 '높음' 비율이 중고교에서 각각 61%, 59%로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비율은 2015년과 비교했을 때 중·고교에서 각각 6.7%, 11.6%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교의 경우 행복도 '높음' 비율이 2015년에는 47.3%였는데 52.4%(2016년), 54.0%(2017년), 58.9%(2018년)로 해마다 상승했다. 이번 행복도 조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학생들에게 '나는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 '우리 학교는 중요한 결정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좋다' '우리 학교에서는 나를 인정해주는 선생님이 계신다' 등 12개 문항을 물은 뒤, 이를 종합해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같은 설문 문항은 2015년부터 4년째 줄곧 같은 내용이어서 학생들의 변화 추이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학생들의 행복도 상승 요인에 대한 분석 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1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행복도가 높아진 요인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교육과정평가원이나 교육부가 분석 결과를 갖고 있지는 못하다"고 밝혔다. 반면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의 최병호 기획홍보과장은 "2015년부터 학생들의 행복도가 상승한 요인은 2014년 대거 당선된 13명의 진보교육감이 학생들의 행복을 최우선에 두고 교육 혁신을 추진해온 결과"라면서 "이 당시 혁신학교, 혁신교육이 전국화되면서 그 영향이 최근 몇 해 동안 학생들의 행복도 상승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2014~2015년쯤부터 행복나눔학교(충남), 행복씨앗학교(충북) 등이라고 이름 붙인 혁신학교 확산 정책을 전국 차원에서 진행했다. 그러면서 최 과장은 "핀란드 등 교육선진국들은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하게 성장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두지, 단순한 학업성취도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송대헌 세종시교육감 비서실장도 이날 "대부분 언론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의 난이도에 대한 적정성도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채 '기초학력 저하' 문제만 대서특필했다. 반면 학생들의 행복도 상승에 대해서는 거의 무시했다"라면서 "2015년 이후 학교의 수업과 문화가 달라져 학생들이 행복해지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하찮은 일이냐"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송 실장은 "학생들의 행복도가 상승한 때는 혁신학교, 학교혁신 정책 전국화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종시교육청도 2015년쯤부터 학생들의 행복도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는 게 이 교육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학생 행복도 상승은 진보교육감에 대한 긍정 성적표“ 그렇다면 교육시민단체들과 교원단체의 생각은 어떨까? 강민정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상임이사는 "학생들의 행복도 상승 결과야말로 진보교육감 정책에 대한 긍정 성적표"라면서 "학생인권존중, 학생자치 지원, 문제풀이 중심이 아닌 역량중심 교육 강화, 혁신학교 확대 등의 정책이 학생들의 자존감과 행복도를 부쩍 높인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대표도 "전국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안착되고, 혁신학교를 시작으로 학생자치 활동이 강화됐다. 학생이 수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된 때가 바로 2015년쯤부터"라면서 "이때부터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염유식 교수팀이 지난해 2월 발표한 '2016 제8차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82점이었다. 이는 조사 대상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22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주관적 행복지수란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정도를 OECD 평균(100점)과 비교해 점수화한 것이다. 당시 조사 대상은 초중고 학생 8000여 명이었다.(출처 : 오마이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