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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작성자 최수원 등록일 10.04.22 조회수 184

 

식약청은 이미 병의원에 이 약의 처방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했다.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비만클리닉들도

이 약의 처방을 놓고 고민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처럼 약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다른 만성질환 치료제와 달리 비만치료제는 출시된 지 10년이 조금 넘었다. 아직 안정성과 효과 검증이 끝나지 않은 셈이다.

현재까지 의약품으로 허가한 비만치료제의 성분은 △시부트라민 △오를리스타트 △펜테르민·펜디메트라진 등 향정신정 제제(마약류) 등 단 세 종류다. 이런 약들은 모두 의사의 처방을 받아 구입하는 전문의약품이다. 다이어트 식품이나 보조제와는 다르다.

○ 비만치료제 종류와 부작용, 어떤 게 있나

비만치료제의 대명사로 알려진 리덕틸의 성분은 최근 문제가 된 시부트라민이다. 이 성분은 중추신경에 작용해 포만감을 느끼도록 한다. 배고픈 느낌이 사라지니 음식 섭취량이 줄어든다. 1980년대에 항우울제로 개발됐으나 체중 감소 효과가 커 이후 비만치료제로 시장에 출시됐다. 비만치료제 중 체중 감량 효과가 제일 낫고 장기간 임상시험에서도 내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혈압이 오르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운동을 하고 난 직후처럼 가슴이 뛰거나 식은땀이 나기도 한다.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변비도 생긴다. 보통 약물 투여 초기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점차 줄어든다. 고령자나 고혈압, 부정맥, 녹내장 질환자에게는 처방할 수 없다.

또 다른 비만치료제 제니칼의 주성분은 오를리스타트다. 이 성분은 섭취한 음식에 들어있는 지방이 흡수되지 않도록 한다. 지방의 30% 정도를 대변으로 배설시킨다. 기름 섞인 변, 복부 팽만감, 설사 등 부작용이 있다. 지방보다 탄수화물 비만이 많은 한국형 비만에서는 효과가 덜하다. 지방을 많이 섭취할수록 대변에 기름이 많이 섞여 나오므로 식습관 조절을 할 때도 이 약이 활용된다. 12세 이상의 청소년도 사용할 수 있다.

향정신성 의약제제인 펜테르민과 펜디메트라진 성분의 원리는 시부트라민과 거의 같다. 다만 중추신경이 아니라 말초신경에 작용하며 중독성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 입 마름, 무력감, 변비 등 부작용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장기간 복용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가 없으므로 12주 이상 복용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병원을 바꿔 가며 처방 받아 1년 이상 장기 복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럴 경우 불면증 우울증이 찾아오고 만성 중독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 “시부트라민 보고서, 심혈관계 환자 대상 연구”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가 고도비만(30∼39) 이상이면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이 경우 비만치료제는 먹는 게 좋다. 안규정 동서신의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해진 양만 복용한다면 비만치료제는 안전하다”고 말했다. 박경희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EU 처방 중단의 근거가 된 시부트라민 보고서는 처방이 금지된 50세 이상 심혈관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부작용 연구이며 정상인은 큰 문제가 없었으므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BMI가 과체중 또는 비만 단계(26∼30)일 때도 심혈관계 질환이 없다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비만치료제를 복용해도 된다. 다만 이 정도의 비만이라면 운동을 병행해야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 굳이 약물을 복용하지 않더라도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을 병행해 살을 뺄 수도 있다. 체중 감량 방법을 의사와 먼저 상의하도록 한다.

정상 체중이면서도 날씬한 몸매를 위해 비만치료제를 먹는다면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정상 체중일 때 비만치료제만 먹으면 근육의 양은 줄어들고 체지방은 빠지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런 사람은 비만치료제를 먹을 때는 체중이 줄었다가 약을 끊으면 다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이 잘 나타난다. 안 교수는 “정상 체중의 사람들이 비만치료제를 먹는 것은 전형적인 약물 오남용이며 약에 대한 의존성과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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