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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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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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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등록일 24.11.28 조회수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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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첫눈
 

첫눈이다.

첫눈인데 대차게 내린다.

출근하니 눈이 학교 전체를 하얗게 덮고 있다.

 

1교시 국어 시간.

학교 앞에 큰 눈사람과 작은 눈사람을 만들었다.

아빠와 아들같다.

날은 추운데 두 눈사람이 따뜻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그리고 나서 학생들은 교실에서 시를 쓴다.

창 밖에는 아직도 눈이 소복 소복 내린다.

 

첫눈 양수진

 

눈이 내린다

눈이 펑펑 내린다

 

눈송이들은 하늘에서 춤을 추고

나무들은 옷을 입는다

 

눈이 펑펑 내린다

 

 

함박눈 이민우

 

하얗게 내린다

소리없이 사라진다

포근하게 안아준다

 

 

눈 최성은

 

눈이 내린다

겨울도 아닌

늦가을에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

천천히 내리지 않고

빨리 내리는 눈

 

집에 가고 싶은 나처럼

빨리빨리 내리고 싶은가 보다

 

그 작은 새끼 손톱만한 눈이

내 눈에는 크게만 보인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다 시인인가 보다.

어찌 이리도 각자의 생각을 이쁘게도 표현할 수 있을꼬.

거침이 없다.

생각을 여과 없이 언어를 이용하여 술술 써 내려간다.

그래서 순수하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평소 챗GPT를 잘 가지고 논다.

GPT를 기본적으로 잘 사용할 줄 알아 챗GPT랑 잘 논다.

이번에는 본인이 쓴 시를 챗GPT를 이용하여 더 다듬어 본다.

 

첫눈 양수진과 챗GPT

 

첫눈이 내리면

모든 발자국이 새롭다

그 전까지 있던 길은

하나의 기억처럼 사라지고

하얀 눈밭에 남은 건

오직 처음과 끝없는

새로운 발자국들뿐이다.

 

 

첫눈 이민우와 챗GPT

 

희고 조용한 숨결

바람 속 속삭임처럼 내린다

땅 위에 평쳐진 하얀 약속

잠시 멈춰 선 마음들

 

 

눈꽃 이민우와 챗GPT

 

하늘에서 내려온 작은 손길

나뭇가지 위에 핀 하얀 꽃

햇살에 녹아 사라져도

그 아름다움은 기억속에 남으리

 

 

눈오는 집 최성은과 챗GPT

 

늦가을의 끝자락

겨울은 천천히 다가오는 듯하더니

한밤중 문득 눈처럼 쏟아져 내린다

 

집 앞 마당에 고요히 쌓인 눈은

마치 담요 같다

따뜻할 리 없건만

그 아래엔 모든 소리가 잠든 듯하다

 

빨리 걸어야 할까?

아니면 천천히 머물러야 할까?

겨울은 속삭인다.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

 

눈송이 하나하나가

하늘에서 내려온 편지같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길 위에서

그 길을 천천히 덮어주는 약속처럼

 

집 안에 들어와도

눈은 마음 한켠에 머무른다

늦가을과 겨울 사이

아직 남아 있는 계절의 흔적처럼

 

요즘 챗GPT는 참 잘 쓴다.

시인들 이제 어떻하나?

GPT가 아무리 잘쓴다고 해도 난 그래도 우리 학생들 시가 더 좋다.

GPT의 시는 인공적인 MSG같다.

하지만 학생들 시는 순수하다.

자연에서 갓 채취한 신선한 재료와도 같다.

그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첫눈 덕분에 우리 학생 시인님들의 예쁜 시를 만났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다 작가님이시다.

학교 홈페이지에 언제든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생 작가 작업실을 만들었다.

학생 작가 작업실<학생마당<지사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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