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소풍(20241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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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 | 등록일 | 24.11.04 | 조회수 |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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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단풍이 든다. 무더웠던 한여름의 더위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이 계절은 가을을 지나 겨울을 향하고 있다. 누가 그랬다. ‘아무리 덥고 힘들어도 반드시 이 더위는 지나가고 추운 겨울은 온다.’ 이게 자연의 섭리이고 ‘시간은 모든 것을 해결한다.’라는 진리이기도 하다.
우리는 정읍 내장산으로 향했다. 가을 단풍을 보기 위해. 학생 수가 얼마 되지 않기에 이동할 때면 차를 렌트한다. 이번에도 솔라티 15인승이다. 영어 선생님은 운전을 잘하신다. 하여 맨날 렌트하면 자발적으로 학교 운전원이 되신다. 우스갯소리로 업무분장에 운전 업무도 넣자고 했다. 덕분에 이렇게 우리는 체험학습을 떠날 수 있는 것이다. 아주 저렴하고 안전하게. 영어 선생님께 이 지면을 통해 감사드린다.
평일이라 내장산에 사람이 없을 거로 생각했지만 웬걸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 다들 어르신들이고 학생들은 우리뿐인 것 같다. 1 주차장은 만차라 저 아래 2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한참을 걸어 올라간다. 힘들 거로 생각했지만, 계곡과 단풍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서 그런지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셔틀버스를 타고 산 입구에 도착하니 문화 해설사님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그냥 놀러 온 것이 아니라 현장 체험학습이라 학습을 해야 한다. 하여 문화 해설사님과 산길을 걸으며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내장산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우리는 내장산 곳곳을 걸으며 빨갛게 물든 단풍 덕분에 가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다. 너무 아름다운 풍광이다. 단풍이 물든 빠알간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비치는 풍경이 여기저기 당연스레 펼쳐져 있었다. 학생들은 그 밑에서 서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여기는 가을 끝판왕이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우와! 좋다! 멋지다! 를 연발한다. 학생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학교에서랑은 많이 다르구나. 우리 학생들이 이리 적극적이고 생기가 넘쳤었구나. 새삼 느낀다. ‘작은 교실에 작은 학교에 갇혀있던 큰 영혼들이었구나.’란 생각이 든다. 괜시리 학생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잠시 걷다 어느 예쁜 단풍이 든 나무 아래에 모여 함께 시를 읽었다. 국어 선생님의 준비였다. 그 시를 함께 읽어본다.
가을 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오늘, 이 가을이 좋았다. 학생들과 함께여서 좋았다. 좋은 이들과 좋은 시간 좋은 장소에 함께 있어서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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