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의 해후…은빛 동창회 '훈훈' 60대 중반. 가정에선 할머니, 할아버지인 은발의 친구들이 초등학교 때 은사님을 모시고 동창회를 열었다. 그 주인공은 진안초등학교 54회 졸업생들(동창회장 이 규환 건보식품회장). 1966년 2월 중순 학교를 졸업한 이들은 지난 20일 모교 강당 에서 졸업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50년 전 까까머리 친구들은 어느새 환갑을 출쩍 넘기고 사회 각 분야에서 훌륭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됐다. 자식을 키우고, 직장을 다니고, 사업을 하면서도, 이들의 가슴 속에는 늘 친구들과 은사 님이 남아 있었다. 진안초 54회 친구들은 가슴 속에 웅크린 그리움을 열어 젖히고 싶었다. 그래서 50주년 기념이란 특별한 행사를 기획했다. 이를 위해 똘똘 뭉쳤다. 행사준비를 위 해 선·후배, 친구들과 유대가 깊은 54회 동기생이자 전직 도의원인 이상문 씨가 발벗고 나섰다. 불도저 같은 그의 추진력이 힘을 발휘해 졸업 당시 283명이던 친 구 중 161명에게 연락이 닿았다. 이 중 125명의 친구들이 설레는 가슴으로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은발의 친구들 은 잠시나마 13세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기념식을 함께하고 하룻밤을 같이 보 내며 그리움을 털어냈다. 이날 행사엔 모교 교장을 지낸 이창수 선생님을 비롯 다섯 명의 은사도 나왔다. 졸업 당시 4개 학급 담임 중 3반 주경의, 4반 차근숙 선생님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를 추진한 이규환 동창회장은 인사말에서 “50년 전 우리는 어린 새가 둥지를 떠나듯 두려움으로 교정을 떠났었다. 60대 중반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 어 다시 만나니 감개무량하다”고 말하고 “가난하고 척박했던 우리 고향 진안에 오셔서 헌신적으로 지도해 주신 은사님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세파를 이겨내는데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 주신 은사님들께 감사드 린다”고 말했다. 축사에 나선 진안초 총동창회 윤석정 회장은 동문 선후배, 친구 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졸업 50주년 행사는 누군가 시작해야 될 일이지만 아무도 손을 못 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54회 후배들이 처음으로 행사를 열어줬다. 너무 대단 하고 고맙고 자랑스럽다. 졸업 50주년 행사가 계속 이어져 진안초 전통으로 남았 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이날 행사에는 54회 동창생들과 진안초 선·후배, 이항로 군수, 박명석 군의회의장 및 다수의 군의원, 각 기관 단체장들을 합쳐 300여 명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