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모씨(29·여)는 최근 서울 동작구 한 횟집에서 제철음식이라고 내놓은 생굴을 안주 삼아 먹었다가 복통과 구토 등 증상으로 곤욕을 치렀다. 저녁자리를 함께 한 남편은 물론 당시 친정어머니가 집에서 돌봤던 생후 3개월 된 아이도 며칠 지나 밤새 설사로 고생했다. 병원에선 이들 모두에게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된다고 진단했다.
#13일 경북 울진에서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의심되는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다. 울진으로 여행 온 A씨(60·여) 등 문경노인학교 학생 10명이 읍내 한 식당에서 대게를 점심으로 먹은 후 갑자기 복통을 호소한 것. 식중독 증상을 보인 A씨 등 일행은 곧장 인근 울진군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원 관계자는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빠른 시일 내 정확한 원인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 제철음식인 굴 등 어패류를 먹고 식중독 증상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겨울철 식중독은 대부분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전문가들은 어패류 자체보다는 오염된 하수가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생존력과 전염성이 강한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개인위생과 식품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은 연평균 40건 접수됐다.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20건은 매년 겨울철인 12월과 2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또 최근 5년간 집계된 겨울철 식중독 환자는 연평균 900여명에 달했으며 그중 55%인 496명은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로 조사됐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평소보다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이다.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해당 균이 일반 세균과 달리 영하 20도 이하 낮은 온도에서도 오랫동안 생존하는 데다 단 10개 입자만으로도 쉽게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여기에 겨울철 추운 날씨로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잦고, 많은 사람들이 실내에 한 데 모여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바이러스가 다른 때보다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굴=노로바이러스?…"생활하수가 주원인" 노로바이러스를 두고 대개 사람들은 굴 등 어패류 자체에서 형성된 세균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생활하수가 어패류 내 노로바이러스의 근본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식중독 환자 분변 1g에는 노로바이러스 입자가 약 1억개 포함돼 있는데, 이 분변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생활하수를 타고 바다로 방류되면 굴 등 어패류에 해당 세균이 축적된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아직도 해안 지역에는 하수가 제대로 정화되지 않는 곳이 많고 규모가 작은 어촌에는 심지어 하수처리시설이 아예 없는 곳도 있다"며 "이 경우 하수가 양식장으로 흘러 들어가 어패류에 노로바이러스가 쌓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신(속살을 분리하는 과정)이나 밀봉 작업 등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산지직송으로 판매하는 일부 소매점에서도 노로바이러스에 노출된 어패류를 취급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은 소매상과 직거래를 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해역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세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한편 해당 해역에서 나온 굴 등 어패류는 가열조리용 용도로 따로 표기해 출하할 수 있도록 생산업자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
◇가장 좋은 예방법은 '익혀' 먹고 '손씻기' 굴 등 어패류를 먹으면서 노로바이러스가 걱정된다면 가장 좋은 예방법은 날로 먹는 식습관을 버리는 것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어패류를 중심부까지 85도 이상 높은 온도에서 1분 이상 조리해 완전히 익혀 먹으면 겨울철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
아울러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에 철저히 한다면 사람간 접촉이나 공기중으로 쉽게 전파되는 노로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입자가 작고 표면 부착력이 강해 반드시 비누나 세정제를 이용,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가락과 손등까지 깨끗이 씻어내고 헹궈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밖에 채소·과일 등 가열하지 않고 섭취하는 식품은 세척제를 이용해 깨끗이 씻어서 먹고 6개월에 1회 이상 물탱크 청소를 실시하고 정기적으로 수질을 검사해 지하수를 노로바이러스 오염으로부터 사전에 막는 게 중요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어패류는 노로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은 환경이지만 모든 노로바이러스가 어패류 때문에 발생하지는 않는다"며 "손 씻기·익혀먹기·끓여먹기 등 개인위생 관리와 식품조리 위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노로바이러스는 항 바이러스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없고 이전에 감염됐던 사람도 재감염될 수 있다"며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가 이용하는 사회복지시설, 집단급식소에서는 음식물 위생관리에 보다 철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3&oid=008&aid=0003596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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