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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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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35(2024429)
작성자 송창우 등록일 24.04.29 조회수 39
첨부파일

제나온 서른다섯 번째 편지, 2024429, 월요일에

 

챔피언/ 김혜수

 

 

한 사내가 버스에 오른다

왕년에 챔피언이었다는 그의 손에

권투 글러브 대신 들려 있는

한 다발의 비누가

세월을 빠르게 요약한다

이 비누로 말하자면

 

믿거나 말거나

세탁해버리기엔 너무 화려한 과거를 팔아

링 밖에서 그는 재기하려 한다

맨 뒷좌석의 여자가 단돈 천원으로

한 번도 챔피언이었던 적 없는

챔피언의 몰락한 과거를 산다

한 번도 그녀 자신이었던 적 없는

자신의 재기를 다짐하듯

 

그를 다시 본 건 달포 후

한강을 막 건너고 있는 전철 안에서이다

비누 대신 그의 손에 들려 있는

한 세트의 칼

왕년에 전과자였다는 그가

다시 칼을 뽑는다

이 칼로 말하자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도 우리는 한때 모두가 챔피언이었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챔피언입니다. 싸워보지도, 이겨보지도 않았는데 챔피언이라니요? 태어났을 때 나는 우리 집안의 챔피언이었습니다. 입학할 때도 졸업장을 받을 때도 나는 챔피언이었습니다. 생명을 가진 것들과 사랑 놀음을 하고 눈물의 이별을 할 때도 나는 늘 챔피언입니다. 이 별에서도 저 별에서도, 그리고 버스 안에서도 지하철 속에서도 먹고사느라고 실없는 거짓말을 한다손 치더라도 나의 챔피언 자리를 박탈당할 일은 결단코 없을 것입니다. 오늘부터 치르는 1차 고사로 청춘시절이 더 가팔라졌지만, 그래도 챔피언인 멋진 나를 위해서 축배를 든 손을 높이 올려봅시다.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인생이여 만세!! 1차 고사와 씨름하며 힘차게 샅바를 움켜쥐는 제나온 친구들의 건투를 빕니다!^^

 

 

제나온 편지를 한 편도 빼놓지 않고 읽어주신 1학년 손진 친구님께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위클래스에서 정성껏 마련한 선물을 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시면 편지에 싣고 위클래스에서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드립니다. 학창시절을 눈부시게 장식할 멋진 사진 많이 보내 주세요!^^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본관 3층 생활안전부)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시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 이글은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홈페이지학생마당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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