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28(20240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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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4.18 | 조회수 |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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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스물여덟 번째 편지, 2024년 4월 18일, 목요일에
국어선생은 달팽이/ 함기석
당나귀 도마뱀 염소, 자 모두 따라해! 선생이 칠판에 적으며 큰소리로 읽는다 배추머리 소년이 손을 든 채 묻는다 염소를 선생이라 부르면 왜 안 되는 거예요? 선생은 소년의 손바닥을 때리며 닦아세운다 창 밖 잔디밭에서 새끼염소가 소리친다 국어선생은 당나귀 국어선생은 도마뱀 염소는 뒷문을 통해 몰래 교실로 들어간다 선생이 정신없이 칠판에 쓰며 중얼거리는 사이 염소는 아이들을 끌고 운동장으로 도망친다 아이들이 일렬로 염소꼬리를 잡고 행진하는 동안 국어선생은 칠면조 국어선생은 사마귀 선생이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소리친다 당장 교실로 들어오지 못해? 이 망할 놈들! 아이들은 깔깔대며 더욱 큰소리로 외쳐댄다 국어선생은 주전자 국어선생은 철봉대 염소는 손목시계를 풀어 하늘 높이 던져버린다 왜 시계를 던지는 거야? 배추머리가 묻는다 저기 봐, 시간이 날아가는 게 보이지? 아이들은 일제히 시계를 벗어 공중으로 집어던진다 갑자기 아이들에게 오전 10시는 오후 4시가 된다 아이들은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선생이 씩씩거리며 운동장으로 뛰쳐나온다 그 사이, 운동장은 하늘이 되고 시계는 새가 된다 바람은 의자가 되고 나무들은 자동차가 된다 국어선생은 달팽이! 국어선생은 달팽이! 하늘엔 수십 개의 의자가 떠다니고 구름 위로 채칵채칵 새들이 날아오른다 구름은 아이들 눈 속으로도 흐르고 바람은 힘껏 국어책과 선생을 하늘꼭대기로 날려보낸다
♣ 재미가 없으면 혁명도 하지 말랬습니다. 재미없는 국어선생이 진행하는 지루한 국어시간이 빨리 흘러가게 만드는 것은 그나마 배추머리소년 같은 이단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단아라니요! 사실은 교실의 구세주 아니겠어요? 염소 손바닥도 못 때리고, 날아가는 시간의 발바닥도 못 따라가면서 씩씩거리는 국어선생님이 가엾기도 하네요. 딱딱한 국어 맞춤법보다는 당나귀나 도마뱀이 되어서 중간고사가 없는 사막을 헤매고 싶은 봄날입니다. 봄밤은 천금과 같고, 뒤돌아 보면 인생의 봄날이 아닌 게 없다는데, 이런 눈부신 봄날의 열락을 누리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청춘의 오아시스를 찾아 등에 희망의 혹을 낙타처럼 짊어지고 1차 고사 사막을 건너는 제나온 친구들을 힘차게 응원합니다!
▷ 전북제일고 학생회(회장: 3학년 7반 이가인)가 주관하여, 세월호 10주년을 맞이하여 세월호 리본 달기 활동을 합니다. 각 반 실장을 통해 나눠준 노란 리본에 추모글을 쓰면, 추모의 글을 적은 리본을 모아 학교 정문 울타리 나무에 걸어 등교하는 학생과 교직원, 그리고 지역 주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전시를 합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함께 해주세요!
▷ 익산 청소년 신문 <벼리> 편집위원을 모집합니다. <벼리>는 익산의 청소년-중학교, 고등학교-들이 자신들의 정서와 문화를 직접 담아내어 공유하고 공감하는 유일한 청소년 연합 매체로 성장해왔습니다. 최근 편집위원이 모집되지 않아 폐간의 어려움에 부닥쳐 있습니다.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우리들의 손발로 가감 없이 써나가는 보람과 기쁨을 누리는 기회를 함께 만들어갈 패기와 용기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익산시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편집위원을 모아야 하지만, 워낙 어려운 시기라서 일단 전북제일고 학생들 대상으로 인원모집을 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은 학생은 생활안전부 송창우 교사(010-7163-7249)에게 연락하거나 직접 찾아오시면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편집위원 활동은 학교 내에서 자율동아리 형식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정보 나눔으로 <벼리>를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본관 3층 생활안전부)
▷ 제나온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 피드백을 해주시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 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피드백 내용에 따라서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또한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 받을 일이 있으면 언제든 문자나 전화로 노크해 주시면 즉시 활짝 문을 열어 환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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