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21(202404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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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4.07 | 조회수 | 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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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스물한 번째 편지, 2024년 4월 8일, 월요일에
나무 중 제일 예쁜 나무, 벚나무/ A. E. 하우스먼
나무 중 제일 예쁜 나무, 벚나무가 지금 가지마다 주렁주렁 꽃 매달고 숲속 승마도로 주변에 서 있네. 부활절 맞아 하얀 옷으로 단장하고.
이제 내 칠십 인생에서 스무 해는 다시 오지 않으리. 일흔 봄에서 스물을 빼면 고작해야 쉰 번이 남는구나.
만발한 꽃들을 바라보기에 쉰 번의 봄은 많은 게 아니니 나는 숲속으로 가리라 눈같이 활짝 핀 벚나무 보러.
♣ 하늘에만 별이 있는 게 아닙니다. 대낮에도 지상에 꽃잎은하수가 비단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별이 된 아픈 영혼들이 떼를 지어 지상에 수학여행을 온 듯 꽃들의 아우성입니다. 지금 내 곁에서 꽃 면사포를 둘러쓰고 있는 벚나무는 천국의 문으로 들어가는 천사의 날개인양 눈부십니다. 꽃그늘 아래서 꽃잎의 함성을 듣다 보면 어느 새 영원의 문설주에 기대어 꽃 멀미를 앓게 됩니다. 칠십을 살고, 백년을 산다 해도 스무 살 젊은 청춘이라도 열손가락을 다섯 번만 쥐었다 펴면 영원함도 끝이 나겠군요. 그러니 지금 벚꽃나무 아래로 이어진 천국의 계단에서 망설이는 것은 청춘시절을 배반하는 후회막심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봄의 정원에 풍성한 꽃들이 손짓을 하다가 지쳐 쓰러지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꽃비 세례를 받으며 청춘열차를 타고 벚꽃 터널을 지나면, 고치를 벗어난 나비처럼 부활의 기쁨을 누릴 테니까요. 4월이 잔인한 것은, 너무 아름다운 것들을 외면하고 값없는 것들과 싸우는 인간의 욕심 때문인 듯싶습니다. 가족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벚꽃이 부르는 꽃향기 열차를 공부 때문에 외면하는 청맹과니가 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신바람 에너지를 연소시키며 달리는 청춘 열차에 올라타고서 롤러코스트의 짜릿함을 만끽하는 제나온 친구들의 월요 열차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파월~욜(Power monday), 으랏차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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