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초등학교(교장 김택수)는 30일 지역민과 함께 어울림 한마당을 펼쳤다.
어울림 한마당은 나눔 장터, 다문화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와 야외 영화 상영까지 이어져 마을학교로서 성당초등학교의 면모를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나눔 장터는 어린 학생들부터 지역민에 이르기까지 다른 사람과 나눠 쓸 수 있는 물건을 학교에 모아 판매하는 행사이다.
모아진 물건은 옷, 신발 등 의류를 비롯 장난감, 문구류, 도서 등 학용품까지 다양하다.
특히 학생들이 텃밭에서 기른 오이와 고추, 방울토마토도 상품으로 내놓아 지역민과 먹거리 나눔으로까지 이어지게 했다고 한다.
더욱 반가운 것은 나눔 장터의 수익금은 올 8월 익산역에 건립될 평화의 소녀상을 위해 전액 기부한다는 것이다.
착한 소비와 정직한 먹거리, 이웃과의 사랑 나눔뿐 아니라 역사적인 의미까지 배우게 되는 1석 3조의 효과를 가진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나눔 장터 이후에는 학교 현관에 조성된 놀이길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이 어울려 전래놀이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다문화 이주여성 엄마들은 어린 시절 모국에서 하던 놀이와 한국의 전래놀이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아이들에게 설명하기도 하고, 몸소 놀이도 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저녁식사로는 학교에서 제공한 삼겹살 파티도 진행하였다. 채소는 모두 이 지역에서 난 농산물로 다문화 가족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아이들과 함께 함박웃음을 지었다.
행사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야외 영화 상영이었다.
학교 주차장 한쪽 벽에 하얀 천을 내걸고 추억 속의 장면처럼 영사기를 돌려 영화를 상영하였다. 학생들과 학부모, 지역민들은 삼삼오오 돗자리를 펴고 눕거나 앉아 영화를 관람했다.
6~70년대 문화시설이 열악하던 시절 우리 농촌학교 운동장에서 지역민을 위해 영화를 상영하거나 곡예 쇼를 보여주던 때와 오버랩되는 장면이었다.
영화는 전체관람가 등급인 ‘아홉살 인생’을 상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당초등학교는 수년전 혁신학교 지정 이전부터 지역민과 함께 공동체 형성을 위해 노력한 학교로 유명하다.
혁신학교로 지정된 이후에는 생태환경 교육 이외에도 참여형 수업연구를 통한 수업 혁신, 성장 지향형 평가의 도입, 무분별한 시상제 폐지 등으로 공교육 혁신에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3년 전부터 시행하는 예술꽃 씨앗학교 교육도 인근 성당중학교와 연계하여 통합수업으로 진행하는 등 명실상부한 지역사회 학교로 손색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행사 기획과 활동을 주도한 학부모회장 남양숙 씨는 “성당초등학교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우리 학부모님들과 마음을 모아 이런 뜻깊은 행사를 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며" 즐겁게 어울러져 행복한 삶을 가꾸는 성당교육이라는 말이 정말 딱 맞는 말인 것 같다.”라고 말하며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6학년 다모임장 설레임 학생은 “우리들이 하고 싶은 활동을 많이 하고, 우리들의 의견을 잘 들어줘서 좋다"며 "오늘 나눔 장터할 때 두레별로 우리가 팔기도 하고 사기도 한 것이 참 좋고, 이 수익금을 평화의 소녀상에 기부한다고 하니까 더 좋은 것 같다” 라며 자신이 성당초 학생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농촌 학교의 희망, 지역민과 함께하는 마을학교로서 성당초등학교가 이 특별한 행사를 계기로 우리 전북 지역 농촌 학교의 발전방향에 나침반이 되길 기대하며 아이들의 정성과 따뜻한 마음이 전라북도 전체를 훈훈하게 감싸길 기대한다.
최재호 기자 bhaum273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