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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대화가 되지 않아요
작성자 나은숙 등록일 09.05.22 조회수 215

<친구의 고민>

저는 중학생인데요. 제 고민은 엄마 때문이에요. 이성 교제를 하고 싶은데 엄마는 허락하지 않으세요. 이성 친구를 사귀게 되면 성적도 떨어지고 외모에만 신경 쓰게 된다구요. 전화요금 많이 나온다고 하시면서 인터넷이나 전화하는 것도 아주 싫어 하세요.

실은 채팅하다가 알게 된 아이와 사귀기 시작했거든요. 엄마가 알게 되실까봐 겁이 나면서도 절대 헤어지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서 몰래 나가서 만나고, 엄마 안계실 때만 전화하고 그랬거든요. 근데 그렇게 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엄마도 조금은 눈치를 채신 것 같은데 먼저 말씀드리기는 너무 어렵고 무서워요. 그래서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요.

전 어떡해야 하나요? 저 좀 도와주세요.

 
[답변] 나은숙 2009.05.22 16:20
안녕하세요. 중학생님.
엄마의 허락 가운데 남자 친구도 만나고 편안한 마음으로 인터넷이나 전화 통화도 하고 싶은데, 엄마께서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만 하신다는 생각에 화도 나고 속상했겠네요. 행여나 이성교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실까 늘 불안한 가운데 남자친구와 계속 만나면서 많이 괴로웠으리라 여겨지고요. 무엇보다도 중학생님에게는 엄마와 대화를 나누면서 중학생님의 생각에 대한 이해도 받고 싶고, 엄마와 친구처럼 좋은 관계로 지내고 싶은 바램이 간절한데, 그렇지 못한 현재 상황이 참 답답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학생님과 엄마와의 사이가 본래부터 편히 무엇이든 대화할 수 있는 관계였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기 보다는 답답하고 속상한 지금의 엄마와의 관계를 받아들이고 거기에서부터 조금씩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겠는가를 생각해보기로 해요.

선생님 생각에는 분명 엄마께도 중학생님처럼 서로 의견이 대립되어 불편해 하고 뭔가 숨기는 사이보다는 신뢰하고 사랑을 잘 나눌 수 있는 관계를 원하는 마음만큼은 똑같이 있으시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두 사람에게는 엄마와 딸, 어른과 청소년이라는 각각의 입장에 있어서 바라는 것과 관심을 가지는 것,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화를 나눌 때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여겨져요.

중요한 것은 그렇게 입장이 서로 다를 때 마음을 열고 상대편의 입장과 생각을 진지하게 생각하며 받아들이는 열린 대화를 하는 법을 배우고, 그것이 자연스런 습관처럼 몸에 배기 까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랍니다.
안타깝게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부모 자식 관계에서 지금 중학생님이 느끼는 것과 같이 열린 대화를 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중학생님의 경우에 있어 어떻게 대화를 열어 가야 할지 대해 함께 살펴봐요.

중학생님이 보내 준 짧은 글만으로는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지만, 엄마께서 평소 잔소리를 많이 하시는 편이었거나 ‘무조건 **은 안되!’식으로 중학생님의 생각이나 입장에 귀를 기울여 주시지 않으셨다면, 거절당하고 혼날 것에 대해 지레 겁이 나서 마음은 굴뚝같아도 실제로 원하는 것들을 제대로 말씀드리지 못하지는 않았을까 생각되었어요.

중학생님, 열린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용기가 필요하고요, 말씀드리는 시기와 표현 방법도 중요하답니다. 혼이 난다고 해서 ‘그것 봐 이렇게 될 줄 알았어.’하면서 포기할 것이 아니라, ‘그래, 지금은 처음이어서 이렇게 불편하고 힘들 수밖에 없어, 이제부터 시작이다. 5년이든 10년이드 계속 노력하면 지금 이대로 대화를 포기하며 엄마와 불편한 관계로 지내는 것보다는 훨씬 나아질 거야.’라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혼나거나 거절당할 상황을 그때가서 고민하는 거예요. 지금 당장 내가 원했던 것들을 엄마께 이해받고, 얻어내지 못한다 하여도 나중에 정말 더 중요하고 큰 의견대립이나 문제가 닥쳤을 때 엄마의 신뢰와 열린 마음을 얻기 위해 미리 좋은 자산을 저축한다는 개념으로 또다시 대화 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거죠.

그런데 이왕이면 엄마가 너무 바쁘시거나 기분이 좋지 않으신 때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느껴질 때 말씀을 드리고, 그런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엄마를 조금 도와드린다던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등 구체적으로 중학생님이 먼저
노력을 하는 것도 필요하겠죠?

또, 말씀을 드릴 때 중학생님부터 먼저 엄마의 입장에 대해서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자세로 다가가는 겁니다. 전화요금이 많이 나올 때 살림을 꾸려가는 엄마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고 짜증이 날 수 있다는 점, 이성교제를 하는 것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악영향에 대해 염려가 될 수밖에 없는 부모 된 입장을 진심으로 돌아보면서 엄마께도 그런 부분들에 대해 중학생님이 이해하는 바를 먼저 말씀드려 보세요. 그런 뒤에 중학생님의 입장이나 생각을 말씀드리되, 무작정 ‘이성교제를 꼭 하고 싶다’라든지 ‘전화나 인터넷 사용을 원하는 만큼 하게 해주시라’는 식으로 주장만 하기 보다는 엄마를 설득할 수 있도록 중학생님이 생각하는 이성교제에서 얻을 수 있는 좋은 점들이나 염려하시지 않도록 어떻게 구체적으로 노력을 할것인지에 대해서 함께 말씀을 드리고요.

그러면서 엄마의 말씀도 끝까지 잘 듣고, 타협점을 상의해 보세요. 가령, 이성교제를 하더라도 성적이 떨어지지 않도록 예전보다 더 노력을 하겠다는 식의 지킬 수 있는 약속을 드리면서 일정 기간 이성교제를 엄마의 허락하에 가질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던지, 친구들과의 관계 유지나 공부 등의 필요한 정보를 위해 꼭 필요한 정도의 전화나 인터넷 사용시간이 어느 정도인지를 따져보아 말씀을 드려서 하루에 30분이면 30분하는 식으로 역시 약속을 정하면서 중학생님이 그것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드리세요.

물론 이성교제를 절대 반대하시는 엄마인 줄 알면서 몰래 이성교
제를 해 왔었던 점에 대해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서 본의 아니게 엄마께 그런 사실을 숨겨온 점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표현과 함께 그러나 그 가운데 괴로웠던 중학생님의 입장에 대해 선생님에게 얘기한것처럼 말씀드리고 지금 있는 마음의 짐 빨리 털어버리시고요. 매는 빨리 맞는 것이 좋아는 옛 말도 있잖아요? ^ ^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선생님과 나눈 내용들을 직접 말씀드리는 대신 편지로 표현하여 전해드리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 되리라 생각되네요. 학교 등교시에 엄마께 드리고 나온다던지 한다면 직접적으로 감정다툼을 하는 것도 피할 수 있고, 엄마께서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 보실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유도 드릴 수 있으니 대화를 나누는 문을 여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엄마께도 중학생님이 드린 말씀에 대해 생각을 해 보실 시간과 열린 대화를 나누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기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하시다는 점도 생각하길 당부하고 싶어요. 당장에 중학생님의 이성교제에 동의해 주시지 않고 오히려 면박만 주실 수도 있겠지만, 중학생님이 공손하게 표현하고, 엄마와 비미링 없이 지내고 싶은 마음을 솔직하게 말씀드린다면 그런 중학생님의 진실된 마음의 표현만큼은 기쁘고 예쁘게 여기실 거예요.

우리 중학생님이 부디 용기를 내어 첫 대화의 문을 잘 열게 되길, 처음에는 많이 부딪히더라도 점점 중학생님과 엄마와의 관계가 성숙하고 발전하길 응원할꼐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