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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자유시 2323 정은혜

이름 정은혜 등록일 19.09.06 조회수 87

실어(失語)

 

성대를 잃어버렸다.

가슴속에 올망 지게 모인 말들에 대하여

뻥 뚫리기만 한 입은 외친다.

 

소리는 없다.

울림도 없다.

목구멍이 공허하게 비어

그저 밥 한 숟갈 김치 한 조각 꿀떡 삼킬 뿐.

 

복부는 상처받았다.

힘이 들어가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지방은 결국 힘에 부쳐 숨을 내쉬고 만다.

 

온몸은 잃어,

말은 이제 달려나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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