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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 양현애

이름 양현애 등록일 16.08.12 조회수 482

막차

                  양현애

 

지독히 추운 날이었다

겨울 야밤의 공기는

상기된 두 빰에 시린 손자욱을 남기었다

오직 가슴 푸근히 젖은 기다림만이

희미한 가로등을 밝혔다

그 날 하루의 침전물이 가라앉은 거리는 스산한데

막노동하는 동우아빠도

야자 끝나고 집 가는 수인이도

알바하는 복학생 현수도

팔다남은 도라지 한 봉지 지고가는 순이 할머니도

기다린다

기다림은 오히려

마른 종이만큼 건조하기 짝이 없었다

이제 시간도, 피로도,

하얗게 바랜 사진 한장처럼 서서히 퇴색한 듯

바스락거리는 눈송이 하나둘씩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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