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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양현애

이름 양현애 등록일 16.08.12 조회수 487
소나무

소나무도 침묵하낟
찬 서리 턱 밑까지 차오르고
서슬에 퍼런 침엽수 빳빳하게 곤두세우며
얼어붙은 밤의 무게를 견뎌낼 뿐
뒤틀린 가지 속에 팔딱거리던 심장소리를 죽이고
달빛도 이지러지는 그림자 밑에 서 있는다

소나무도 운다
응축된 상처는 나이테처럼 고인다
철갑 두른 등딱지에 힘 풀릴 때
휘청휘청 흔들리더니
알알이 응어리 맺힌 방울이 흘러나올때
바르르 떤다

슬픔의 밀도를 갸늠하다가도
생채기 사이로 아려오는 속살이
햇빛이 부딪혀 비명을 내지를때
소나무는 눈물을 훔친다

가뿐 숨소리 서린 방울은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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