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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竹音) -유경난

이름 김지현 등록일 15.11.15 조회수 645

죽음(竹音)

유경난

 

나는 그동안 많은 바람을 맞았지만

이번에 부는 삭풍은

견딜 자신이 없소.

 

나의 몸과 씨앗이 흔적도 없이

바람에 날아가기 전에

나를 베어가시오.

 

나와 당신의 청렴한 옷이 바람에 찢겨

백의가 홍의, 흑의가 된다면

비애로 가득한 영광으로 여기겠소.

 

하지만

 

우리는 알지 못하였소이다.

바람이 우리를 찢을 수 있지만

우리가 바람을 잡을 수조차 없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지못하였소이다.

달콤한 희망의 강에서

수많은 희생과 함께 거닐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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