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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역설과 과학 기술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견 - 마서경

이름 김서희 등록일 18.07.16 조회수 178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수많은 경험을 하고 그로 말미암아 자아를 형성해나간다. 이 과정은 절대 끝이 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얼마든지 다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바뀔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에피소드를 보며 나는 기억의 본질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드라마 속 세계와 현실을 비교해보자면, 드라마 세계에서 말하는 기억은 그레인이라는 혁신적인 기기를 통해 완벽하게, 절대 오류 없이 그 때 그 곳 그 일을 담아 두는 것이다. 마치 항상 작동되는 비디오카메라가 객관적으로 내가 의식하지 못한 부분까지 내 주위의 모든 상황들을 저장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인간에게 기억이라는 선물이 위에 있는 것들 따위의 기능을 하라고 주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기억을 한다는 것은 예전의 일을 그대로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예전의 일을 가지고 뇌 속에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단순 기계적인 용도가 아니라 이전의 경험들을 재료삼아 좀 더 다른, 나은 현재를 만들 수 있는 고등 생명체의 생존 기제이다.

이처럼 나는 기억의 본질이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억은 팩트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기억을 바꾼다는 사실이 증명된 연구 결과도 있고, 그냥 평소에 스스로 느끼기에도 우리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입맛에 맞게 약간씩 달라진다. 이런 기억의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불편함과 기쁨을 동시에 주는 복잡하고 미묘한 특성이다.

또 지나치게 정확한 기억이 모두 저장되어 있다는 것, 기억이 더 이상 개인의 영역 안에 있는 것이 아닌, 데이터화 되어 공유될 수 있는 사물이 되었다는 것이 편리하겠다 싶으면서도 소름이 끼쳤다. 초반에 잠깐 언급된 부분이지만, 나를 경악하게 만든 장면이 있다. 한 사람의 모든 기억을 담고 있는 그레인을 강제로 가져가 보는 변태가 어떤 여성의 그레인을 뽑아 갔다는 것이다. 분별없는 과학 기술 발전과 쓰임이 새로운 범죄 유형을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과학 기술은 흔히 이런 깊은 사유를 거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었다는 것에만 흥분하여 사람들에게 별다른 제재 없이 전달되어 큰 사회적 부작용을 낳는다. 이후에 내가 과학 기술 개발에 관여하게 된다면, 진정한 연구자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과학 기술이 개발되는 과정에서야 과학적인 요소가 매우 크게 작용하지만 그 이전에 기술에 대한 수요도 그렇고 기술 개발 이후에 쓰임도 그렇고 결국 사람들이 관한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요소는 2차적인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요소와 동일하게 고민해야하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연구자는 과학자이자 동시에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인문학자여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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