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1반

서늘한 바람에 나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왁자지껄 떠드는 어린이들을 뒤로 한 채 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늘은 교내 스카우트 캠프를 체험하는 날이다. 일정 중 어린이들의 모험심을 기르기 위한 담력 훈련이 예정되어 있었다.

이 활동을 준비하느라 고생했던 일들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다.

"선생님, 그게 뭐에요?"

"악 ! 보면 안돼!"

교실 컴퓨터로 퀴즈 문제를 내고 있을 때면 항상 우리 반 어린이들이 다가와 물어봤다.

우리 반 어린이들은 모두 스카우트 캠프에 참여할 예정이라 문제를 미리 보여줄 수 없었다.

그렇게 준비한 이 담력훈련이 잘 되어야 할텐데 걱정이 많았다.

"선생님, 저 그럼 퀴즈상자 숨기고 올게요."

"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캠프동안 함께 어린이들을 지도하는 오미라 선생님의 응원을 뒤로 한 채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린이들이 보기 전 서둘러 상자를 숨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