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방짜 선생님과 여자애들이랑 같이 봄 나들이를 갔다. 정문 밖으로 나가자 마자 눈 앞에 벚꽃이 있었다. 아주 이뻤다. 멀리 있어서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주 많은 수의 벚꽃들이 솜사탕처럼 피어있었다. 할머니 집을 거쳐서 계속 계속 걸었다. 드디어 강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선생님이 "강둑 아래로 한번 내려가 볼까? 선생님이 먼저 내려 갈테니까 조심히 오렴~" 하고 먼저 내려가셨다. 다른 아이들은 성큼성큼 빠른 속도로 내려갔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경사진 둑 아래로 한 발 내밀자마자 공포가 싹 올라왔다. 살짝 고개를 숙인 후 옆에 있는 풀과 돌을 손으로 잡고 천천히 내려갔다. 발을 한 발 까딱 잘못 짚어도 바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계속 내려갔다. 드디어 다 내려왔다. 하지만 내가 힘들게 내려 왔을 땐 선생님과 친구들은 이미 저 멀리에 있었다. 열심히 따라갔다. 결국 진서를 따라잡았다. 징검다리 건너는 것도 쉽지 않았다. 물에 빠질까봐 징검다리 옆에 있는 갈대를 잡고 지나갔다. 그 다음 난관이 또 있었다. 이번엔 갈대 때문에 징검다리 돌이 잘 안 보였다. 한 발만 잘못 디뎌도 바로 똥물에 풍덩이니 조심스럽게 발을 내밀었다. 이제 드디어 징검다리 코스는 끝이 났다. 도로 위로 올라가니 여기서부터는 평화가 시작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한 햇빛이 나를 괴롭혔다. 너무 더워서 찜질방인 줄 알았다. 평소 난 별로 땀을 안 흘리는데 등을 만져 보니 수영을 한듯 축축해져 있었다. 하지만 비록 난관은 많이 있었지만 오늘 날씨는 소풍가기 딱 좋은 날이다. 그래서 내일도 가기로 했다. "신이시여, 제발 내일도 좋은 날씨 부탁해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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