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릴리는 5남매 중 첫째다. 릴리는 큰언니였기 때문에 동생들과 잘 놀아주었다. 하지만 저녁밥을 먹고 거실에서 쉴 때면 릴리의 얼굴은 어두워지곤 했다. 동생들이 엄마 아빠의 무릎을 다 차지했기 떄문이다. 그러면 엄마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릴리를 불렀다. "괜찮지 릴리? 넌 큰언니잖니. 자, 여기 엄마 옆에 안으렴!"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릴리에게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할아버지의 멋진 콧수염 뒤에는 보일듯 말듯한 미소가 숨어있었다. 할아버지는 자상한 목소리로 릴리를 불렀다. "이리오렴 릴리. 할아비가 옛날 이야기를 해주마"그러면 릴리는 활짝 웃으며 할아버지에게 달려갔다. 동생들도 덩달아 몰려들었다. 할아버지의 발치에 앉아옛날 이야기를 듣는건 가족 모두에게 큰 즐거움이였다. 어느덧가을이 되어 나뭇잎이곱게 물들었다. 그날 저녁도 동생들이 엄마,아빠의 무릎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할아버지가 릴리를 부르지 않았다... 이튿날 간밤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빠는 노란 국화꽃 그늘 아래 구덩이를 파고 할아버지를 조심스레 눕혔다. 하루 이틀 시간이 흘렀다. 꼬마 생쥐들은 다시 채소 밭을 뛰어 다니며 놀았다. 그러다가 할아버지가 늘 앉았던 바위를보면 갑자기 웃음을 멈추었다. 겨울이 지나고,봄이 왔다. "언니! 릴리언니!" 디디가 큰언니 릴리를 불렀다. "언니,언니는 분명 기억하고 있을거야.할아버지가 해주신 이야기! 그렇지?" 디디는 릴리의 손을 잡고 할아버지가 앉던 바위로 데려갔다. "언니,백설 생쥐 이야기 해줘!"하지만 릴리는 머뭇거릴뿐,바위 위로 올라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동생들은 릴리만 처다보고 있었다. 마침내 릴리는 바위 위로 올라가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를 시작하자 입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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