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1반

5학년 1반 

남과 더불어 살자 !
  • 선생님 : 주황택
  • 학생수 : 남 11명 / 여 9명

내가 점점 좋아져!

이름 차나연 등록일 22.09.23 조회수 58

 처음 잡은 물고기 책가방이 싫어졌다. 참 좋아하던 가방인데, 6학년이 되고부터 딱 맞던 가방 끈이 어꺠를 꽉 조인다. 책가방이 불편한듯 요즘 나는 늘 무언가에 안절부절 못한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야시다 강 다리에서 수상한 사람을 발견했다. 어? 모자를 푹 눌러 쓰고 가방을 멘 채 강둑을 걸어가는 아이. 저 모자, 설마.. 다리를 건넌 나는 급브레이크를 밟고 빙그르르 자전거를 돌렸다. 그러고는 눈에 띄지 않게 난간 뒤로 몸을 낮추고 상류 쪽을 힐끔거렸다.  다이스케는 3년 전, 그러니까 3학년 때 나가노 현에서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왔다. 내가 사는 곳은 아이치 현 도요하 시. 나가노 현은 우리 아이치 현 바로 옆에 있지만, 가 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아주 먼 곳처럼 느껴졌다. 다이스케가 거짓말쟁이 라고 불리기 시작한 데는 사연이 있다. 다이스케가 전학 온 날, 환영회가 열렸다. 

 하지만 얼른 친해지라는 담일 선생님의 계획은 헛수고로 끝나 버렸다. 친구들의 노래를 듣고 마술을 보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다이스케에게 질문 한마디 차례에서 그만 일이 벌어졌다. 부반장인 나쓰하가 물었다.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친구들이 뭐라고 불렀어요? 다이스케가 일어선 자세로 대답했다. 다이짱이요. 교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났다. 친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어서 우리 학교 수재이자 반장인 친구가 물었다.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입니까? 다이스케는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삶은 감자입니다.  미워할 수 없는 순진한 표정에 다시 와 하고 웃음이 일었다. 호감도 최고였다. 그럼 싫어하는 음식은요? 벌레요. 뜻밖의 대답에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유머 감각도 뛰어나다. 그러나 곧이어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다이스케가 내뱉은 한마디로 교실은 찬물을 끼얹은 듯 썰렁해졌다. 왜, 너희는 벌레 안 먹니? 아이들이 얼굴을 찌푸리며 한마디씩 했다. 재미있으라고 거짓말하는 거지? 그러자 다이스케는 정색을 하며 말했다. 왜 강도래 벌레나 번데기 같은 거 먹잖아? 강도래 벌레, 번데기? 그게 뭔데? 벌레를 먹는다는 말은 농담이라도 불쾌하고, 진짜라면 끝장이다. 선생님조차 놀랄 정도였으니까 거짓말이 틀림없다. 모두들 그렇게 생각했다. 나중에 아빠한테 물어 보니까, 나가노 현 어딘가에서는 옛날부터 강도래 벌레나 번데기를 먹는 관습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한번 뭍은 별명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 산건이 있은 뒤로 다이스케는 거짓말쟁이 라고 불리게 되었다. 나는 다리 위에서 몸을 구부정하세 굽히고 다이스케를 훔쳐 보았다. 및 탐정이하도 된 듯한 기분이었다. 굳이 훔쳐볼 필요는 없었지만, 가능하면 눈에 띄고 싶지 않았따. 사실 다이스케하고는 3학년, 4학년 때 매일 같이 놀았다. 단짝 친구처럼 사이가 좋았다. 그러다가 5학년이 되면서부터 점점 놓지 않게 되었다. 아니, 놀 수 없게 되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지도 모른다. 

 이유는 간단했다. 친구들이 새로운 게임에 몰두하드ㄴ, 카드 모으기가 유행하든 다이스케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3학년 때와 마찬가지로 다이스케는 숲이나 빈터에 가서 도토리를줍고 벌레를 관찰했다. 그것 말고도 뭔가 하는 것은 있는 것 같았지만, 대부분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어쨌든 다이스케의 놀이는 유치했다. 6학년이면 그 나이에 맞는 놀이가 있는 법인데, 다이스케는 거기서 많이 벗어나 있었다. 그래서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했다. 반 아이들 역시 다이스케 하고는 친하게 지내려 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나는 다이스케한테 약점이 있다. 그건 바로 그의 동그란 눈이다. 체격은 나랑 비슷해서 큰 편도 작은 편도 아닌데, 그 되록되록한 눈으로 나를 보면 주눅이 들고 만다. 엄마는 다이스케를 볼 때마다 눈이 큼직해서 잘생긴 사나이가 될 거야. 하고 말하지만, 나는 그 눈만 보면 꼼짝도 할 수가 없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이스케가 나를 가만히 쳐다만 보아도 내 속마음을 빤히 들여다보닌 것 같아 참을 수 없다. 다이스케는 강둑을 따라 상류로 올라갔다. 그러다가 가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어 강으로 휙 던졌다. 뭐지? 나는 그 행동이 신경 쓰여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마침내 다이스케는 내가 있는 다리에서 몇십 미터 상류 쪽 작은 콘크리트 다리로 올라갔다. 그 다리는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폭이 좁아서 자동차나 오토바이는 다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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