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5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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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넘치는 5학년 5반
  • 선생님 : 김선주
  • 학생수 : 남 15명 / 여 14명

유찬이 이야기 (나의 취미를 찾아서)

이름 강유찬 등록일 19.10.25 조회수 81

유찬이 이야기 - 나의 취미를 찾아서

사건시기: 2019

사건장소:

등장인물: (강유찬), 엄마

 

이건 또 뭐야?” 올림피아드 10단원 9번 문제. 이건 아무리 봐도 말이 안 된다. 하하 호호, 밖에서는 엄마가 웃으며 TV를 본다. 에잇, 연필을 던져버리고 별표를 쳐두었다. 내일 하지 뭐.

이쯤에서 내 소개를 해두겠다. 내 이름은 강유찬, 평범한 초딩 5학년이다. 내 일상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3시에 집에 들어가 독서, 영어화상수업, 수학, 수학(잘못 쓴 거 아님), 영어 강의, 영어책. 할 일이 끝나면 잠에 든다. 엄마는 최대한 나를 여유롭게 해주려고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어쨌든, 그 덕에 좋은 성과가 나오니까.

그런가 보다, 했지만 속으로는 불만을 품고 있었다. 내 방에 잠깐 있다가 곧 물 마시려고, 화장실 가려고 등의 갖은 핑계를 대며 시간을 보냈다. 그때마다 엄마의 잔소리는 늘어갔고, 내 불만은 더욱 쌓여갔다. “유찬아, 쉬고 싶으면 나오지 말고 그냥 빨리 할 일 끝내버리고 잠깐 쉬어. 너 맨날 왔다 갔다 하고 들어가서 성질내면 우리도 힘들어.”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공부하는 아이에겐 그런 소리가 맞는 말이라고 느껴질 리가 없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 사건이 터졌다. 보통 나는 주말에 최소 몇 시간의 자유 시간이 보장되어 있었다. 그러나, 영재교육원 숙제에 놀러 간 날 할 일까지 겹쳐 하루 종일 공부만 하는 신세가 되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컴퓨터 할 생각에 죽어라 숙제 중이었다. 물을 마시러 나갔는데, 결국 엄마의 잔소리가 터졌다. “유찬, 그만 나오라고 했지! 제발 그 숙제 하나 빨리 끝내면 안 돼?” 그래, 나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몇 달 동안 기다린, 이 날을 위해 모아놓은 모든 분노가 쏟아져 나왔다.

으아아악! 뭐라고? 엄마가 해보면 알아요, 이게 얼마나 힘든데? 손이 부러질 때까지 타자만 치는데, 이 좋은 토요일에! 어어! 으아아악!” 쏟아내고 나니 후련했다. 엄마가 놀라움에 가득 찬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난 내 방에 들어가 누웠다. 그러곤 생각에 잠겼다.

1초가 60개 모여 1분이 되고, 1분이 60개 모여 1시간이 된다. 24시간이면 하루, 365일이 1년이 된다. 우리는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미래를 준비한다고 한다. 그런데 하루하루의 목표가 없는 1년은 가치 있는 것일까? 그 사이에 뭘 이뤄내든, 미래가 나이지든, 우리는 행복할까?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산다. 그럼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버려야 하는 걸까. 행복한 미래에는 우울했던 과거가 잊히게 될까.

고민은 또 다른 고민을 만들었고,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에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 그러나 하루하루의 목표, 즉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심 끝에 엄마에게 가 나의 생각을 얘기했다. “엄마, 날마다 똑같은 일상만 반복되니까 목표가 없는 것 같아. 자유 시간이 30분 정도만 있으면 내 취미를 찾아보고 싶어.” 엄마도 웃으며 동의했다. “그래, 유찬이가 힘들긴 하겠더라. 그러면 같이 상의를 해보자. 이제 할 일을 조금 줄이고, 자유 시간을 좀 줄게.” 역시! 우리 엄마! 나에게는 대화할 수 있는 엄마가 있다. 이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이제야 깨달았다. 인간은 대화하기 때문에 발전한다. 나와 엄마도 그렇게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다. 내가 내린 결론처럼, 오늘은 또 다른 내일을 위해 존재한다. 나의 현재도 미래를 위해 존재한다. 그 미래가. 아니 그 미래의 내가 행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그니까 여러분도 하루 종일 학원만 다니지 말고 어머니께 말을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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