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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ㅇ | 등록일 | 24.11.17 | 조회수 | 5 |
1. 어릴 적 원장님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웃기게 들리겠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만 해도 ‘총알택시 운전사’였어요. 어릴때 충청남도 태안이라는 시골마을에서 자라서 동산에서 애들이랑 뛰어놀고 자전거 타고 축구하고 노는게 일과의 거의 전부였는데.. 태안시내에서 집까지 가는 거리가 있어 어머니와 같이 시내 볼일 있다 집으로 갈때는 주로 택시를 탔었거든요. 스피드와 액션을 좋아했던 터라 그때 제 눈으로 본 가장 빠른 게 택시운전사 였던거 같고, 그래서 그랬나 누가 물어보면 ‘총알택시 운전사’가 될래요 했었다 해요. 그러다 고학년이 되고 서울로 전학을 오면서 그때부턴 공부 잘 하는 학생으로 ‘신분전향’을 하게 되면서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공부 잘 하면 안정적이고 자기독립적인 직업으로 ‘의사’가 선망되었었죠. 저의 외삼촌도 안과의사이신데 그땐 그런 의사 말고 ‘공부하는’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생활기록부를 보면 장래희망 란에 항상 “의대교수”라고 썼던 거 같네요.
2. 저희와 같은 어린 학생들(현재 저는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이 의학 분야를 공부한다면 지금 무엇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제 아들도 6학년인데,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공부공부하면서 공부에 대한 압력을 넣지는 않아요. 유전자가 있는지 움직이는걸 좋아해서 운동을 좋아하고 축구, 농구, 수영 등 여러 운동을 돌아가며 레슨도 받고 단체대회도 나가고 그래요. 지금은 하이큐 만화에 빠져서 배구 운동에 흠뻑 빠져 있지요. 물론 공부도 곧잘해서 남들 다하는 정도로 학원 수업과 온라인 인터넷 강의 등 다양한 학습 수단을 활용하면서 이른바 국영수는 다지고 있고, 과학도 중1 과학을 인강으로 짬짬이 듣게 하고 있어요. 6학년 지금 뭐가 필요하냐? 이 질문 이전에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현재까지 ‘자기공부’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교과목 공부보다는 저학년때는 주로 여러 분야의 책을(만화책까지 포함해서) 본인이 좋아하는 걸 계속 읽을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부여했고 (도서관을 주말에 자주 가는것도 좋아요), 지금은 그렇게까지 자유롭지는 않지만 교과목 공부를 베이스로 두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영역을 할 수 있는 자유시간도 갖게 하고 있어요. 티처스 라는 TV 프로그램을 보거나 강남 학원가 얘기를 들어보면 요즘은 초등학교부터 의대진학반이 있다고 하고, 예컨대 중학교 때 이미 고등수학을 수회독해야 한다고 하던데 이건 의대를 가기 위해서 그렇게 중요한거 같진 않아요. 결국 공부는 고등학교 때 완성되는 것이고 마지막 골인을 잘해야 하는 건데 너무 이른 시기에 힘을 다 빼면 나중에는 달려나갈 힘이 떨어지거든요. 얘기가 길어졌는데 해주고 싶은 말은 초등학교 때는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준비를 충분히 잘 해 놓으라는 겁니다. 그럼 중고등학교를 가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뚝심있게 걸어나갈 수 있거든요.
3. 원장님께서 이루어 내신 대표적인 연구 성과로는 무엇을 꼽으실 수 있으십니까?
이 질문에는 답을 하기가 쑥스럽네요. 제가 현재 개인병원 원장이고, 그냥 환자 진료하는 ‘의사’이고 과거의 성과를 자랑삼아 얘기하기엔 현직에 계신 의대교수님들이나 의과학자에 비하면 너무 작은 거라서요. 그래도 의대를 졸업하고 안과 전공의와 전임의(망막, 녹내장)를 거치면서 나름 제 노력의 결과물, 작품이라면 작품이라고 할만한게 연구 성과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제가 연구한 분야는 근시가 있는 눈에서 (특히 중등도 이상의 근시) 각막생역학인자가 녹내장의 진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것과 고도근시안에서 망막의 후극부의 구조에 어떤 차이를 일으키고 이것이 망막층과 시신경층에 어떤 구조 생리학적인 변화를 주는가에 관한 연구들이었어요. 거창한 주제인데 연구결과가 참신하고 깊이가 있어서 세계학술점수가 높은 저널에 게재되어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었습니다.
4. 의학 분야에 근무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희끼리 우스개 얘기로 ‘의사’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환자들을 상대하는 직업이라, 환자이면서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을 좋아하는’ 인성을 기본에 깔고 있어야 한다고 해요. 넓게 보면 모나지 않고 인간관계도 원만하게끔 ‘선한’ 인성을 갖고 있으면 기본은 되었다고 볼 수 있겠어요. 사람 보는게 싫고 귀찮은 사람은 의사가 되더라도 환자 안 보는 과의 의사가 되지요. 그 다음 중요한 자질은 체력일 거에요. 의대공부, 인턴 레지던트 생활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치지 않고 머리와 몸을 다 쓰는 과정이라 기본 체력이 뒷받침되어 있어야 낙오되지 않아요.
5. 안과 진료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언제이신가요?
‘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라는 옛말이 있어요. 안과의사가 되었어도 그냥 글로만 말로만 들렸던 말이었는데, 수술하는 안과의사가 되면서 실명에 가깝게 앞이 안 보이는 환자들을 수술을 통해서 빛을 보게 만들어주는 경험들을 하면서 정말 큰 보람을 느끼고 보람 이상의 희열도 느끼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선 건강검진이 보편적이 되어서 실명까지 이르게 방치되는 눈이 요즘은 거의 없지만, 아프리카나 인도 의료봉사를 가보면 아직도 눈이 하얗게 변한 심한 백내장 환자들도 많고 그들을 수술을 해서 개안, 즉 눈을 열어서 빛을 보게 해주면 그 순간엔 조물주가 된 느낌까지 받게 되는거 같아요.
6. 좋은 시력을 유지하거나 혹은 나빠진 시력을 개선하기 위해서 추천해주실만한 꿀팁이 있을까요?
타고난 유전적 요인은 어쩔 수 없지만 달리 눈건강을 나쁘게 할 조건이 없다면 어릴때부터 눈을 잘 관리해주는 게 습관이 되면 좋겠어요. 학생이라면 책을 볼때 바른 자세로 보는걸 습관화하고 가까이를 오래 보지말고 가까이를 보더라도 본만큼 멀리도 봐주라고 해요. 눈영양제 얘기도 많은데 학생때는 굳이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지 말고 나이에 맞는 종합비타민 정도면 충분하고, 과일이나 야채 등 섭식에서 비타민 미네랄 등을 충분히 공급받는 게 건강에 더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놀 때도 집에서 게임만 하지말고 밖에 나가서 놀아라! 그럴 기회가 적지만 주말에 운동장이나 풀밭에서 공놀이하거나 부모님이랑 등산을 가보라고도 해요. 그러면서 자연히 멀리 자연을 보는 훈련을 하게 되니까요.
7. 끝으로 저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영재원 학생인 만큼 공부에도 재능이 있을 거 같아요. 재능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그 과정이 재미있어야 해요. ‘어떻게 공부가 재미있어요?’ 하겠지만 탐구하는 자세로 공부에 접근하고 과제를 해결하거나 원리를 깨우칠 때 오는 뿌듯함과 희열을 느끼기 시작하면 공부가 점점 더 재밌어질거에요. 어떤 과를 가거나 어떤 직업을 갖거나 하는건 그다음 결정해도 늦지않고 평생 즐기면서 좋아해하면서 할 수 있는게 뭔지 알아나가는 게 지금 학생 위치에서는 제일 중요할 거에요.
이제야 답변을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답을 잘 드렸는지 모르겠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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