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4반 화이팅!-!
소시민-이호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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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해연 | 등록일 | 19.10.27 | 조회수 | 78 |
이호철의 소시민을 읽는 내내 한국전쟁 당시 부산의 한 제면소의 모습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져,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이는 인물의 행동묘사나 사투리의 생생함 덕분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서술방식이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이호철은 전쟁 속 피난민을 바라보는 여느 작가의 연민과 동정심의 시각 대신,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묘사를 택하였다. 주인공 ‘나’는 비교적 중도적인 입장에서 조용히 상황을 고찰하며 자기 나름의 판단을 내린다. 제면소 내에서의 생활을 덤덤히 묘사하는 '나'로 인해, 전쟁기의 혼란은 더욱 현실적으로, 명백히 드러나게 된다. 책에서 말하는 소시민의 뜻은 사전적 정의와 거리가 멀다. ‘소시민’은 경제적 성공의 여하를 떠나 혼란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잃고, 상황의 논리에 휘말려드는 사람을 표현하는 용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이야기 속 김씨와 광석이 아저씨의 모습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한 때 남로당 출신이었던 김씨는 돈이 최고의 가치로 떠오른 시대의 조류를 받아들이고 그 대열에 기꺼이 합류한다. 부산의 현실이 개판 이라며 한탄을 하던 광석이 아저씨 역시 장사를 시작하게 된다. 정치계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소시민적 태도가 드러난다. 그들은 무엇이 좋고 나쁜 것인지 판단하기도 이전에, 경제적 이득을 얻게 해 준 쪽의 충실한 지지자가 되어 버리고 만다. 데모대 역시 자신의 소신과 이념을 위해 하는 데모가 아닌,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 짓도 모르는 오합지졸의 꼴로 일어난다. 이야기 속에서 순결한 정신과 긍지를 가장 잘 나타내는 인물인 정씨의 동생 정옥 또한 죽음으로 사라져갔다. 모두가 그렇게 미쳐가고 무뎌져 가는 상황에서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과 신념을 가지고 있던 정옥 마저 죽음이라는 상황을 맞이해 그 빛을 잃게 된 것이다. 제 색을 잃은 김씨를 비판하며 끝까지 버티려던 정씨 역시 그의 정신적 지지자 정옥이 죽자 삶의 의욕을 잃게 된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고 애를 쓰던 사람들도 결국엔 빛 바랜 뿌연 나날을 사는 소시민으로 전락한다. 작가는 완월동 제면소라는 한정된 공간 내에서 한국 전쟁 당시의 비극적인 상황과 그 시대를 살아가는 민중의 고통, 과도기의 혼란과 좌절을 현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전쟁의 비극성을 실감나게 알게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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