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소녀의 죽음을 듣자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달려갔다. 그곳은 소녀가 자주 찾던 개울가였다. 그녀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왜냐하면, 그 개울가 앞에서 소녀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녀의 눈엔 눈물이 고였고, 흐르는 강물처럼 조용히 흘러내렸다.
아침과 밤이 오가고, 소녀는 매일을 아프고 서글프게 보냈다.
시간이 흘러 소녀는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예전에 떠난 소녀와 닮은 한 소녀를 만났다. 그 아이는 항상 맑고 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소녀는 조심스레 말을 걸었고, 그 아이는 따뜻하게 웃었다. 소녀는 생각했다.
"내가 아직도 그 아이를 기억하고 있구나."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둘은 같은 반이 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가까워졌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들은 친구를 넘어 연인이 되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함께였던 두 사람. 하지만 어느 날, 소년은 군대에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도 소녀의 얼굴이 자꾸 떠올랐다.
몇 년이 더 흐르고, 그들은 어느새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다. 많은 계절을 함께 보낸 후, 소년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 소녀가… 보고 싶구려… 이제 내가 그 아이를 따라가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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