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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한편*

이름 김동호 등록일 19.03.30 조회수 77

여승


백석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겨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전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섦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웅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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