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따뜻한 기후와 풍부한 물산, 로마 제국부터 이어져오는 오랜 문명의 전통으로 당대 켈트족, 게르만족 나라와는 달리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지방이었다. 현재에는 요리로 유명한 프랑스도 고대 이탈리아에서 요리가 전수되기 이전까지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고 평가받는다. 와인 또한 프랑스가 워낙 와인을 국가적·전략적으로 밀어줬기 때문에 오늘날 "고급 와인=프랑스"처럼 인식되지만 사실 이탈리아 와인 또한 쌍벽을 이룰 정도로 명성이 높다.
고급 초콜릿으로(진짜 고급과 비교하면 싼 편이지만) 유명한 페레로 로쉐가 이탈리아산이다. 그리고 누텔라 역시 이탈리아 제품이며 페레로 사에서 만든 것. 누텔라는 단맛이 강하기 때문에[3] 디저트를 즐기는 서양인 입맛에 잘 맞고 이것에 환장하는 사람이 많아 아침식사로도 즐겨 먹는등 거의 필수 식품이지만 동아시아권에서는 인기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에스프레소에서 미루어 알 수 있듯이 커피 문화에 대해서 한끗발 날린다. 한국에서도 커피 전문점에 가 보면 반수 이상은 이탈리아제 커피머신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커피는 맛 자체보다 향을 중시한다. 출근 전 에스프레소 1잔을 원샷하고 그 진한 향을 음미한다는 듯.
통일전쟁 중 주세페 가리발디가 로마 귀족들의 풀코스 요리에 패했다는 이야기나 세계대전 기간 동안 최우선 보급품이 와인이었다는 등의 온갖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단, 와인의 경우는 신선한 식수를 공급하기 어려웠던 과거에는 군대에서 식수의 대용으로 쓰였기 때문에 유럽 군대에서는 전통적으로 중요한 군수품이었다. 사실 와인을 군대에서 보급한 것도 로마군이 최초.
현대에 와서도 이탈리아의 생수 값은 와인보다 비싸다.[4] 그 영향으로 와인을 물처럼 마시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며 현대의 이탈리아인들의 와인에 관한 집착은 대단하다. 심지어 유고 내전 당시에는 전방의 병사들에게 '팩 와인'까지 지급해서 다른 국가 장병들을 놀라게 했다. 이 정도면 매 끼니마다 와인 반주를 허용하는 프랑스군보다도 심한 수준.
이탈리아는 정수기 문화가 한국만큼 발달해 있지 않은데 이는 유럽의 물 자체가 석회질이어서 마실 수 없는 점도 있지만 한국에 비해서 물보다는 술을 더 많이 마시는 문화로 인해서 물을 별로 안 마신다. 심지어 한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온 사람들까지도 물 대신 술을 권해받을 정도. 물론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물을 달라고 하면 당연히 준다.
러시아의 소설작가 엘레나 코스튜코비치가 이탈리아와 러시아를 오가며 소설을 썼고, 이탈리아에 대한 책을 썼다. 책 제목은 "왜 이탈리아인들은 음식 이야기를 좋아할까?" 실제로 음식을 메인으로 한 인문학 책이지만, 음식을 통한 역사 공부도 할 수 있어서 나름대로 볼 만한 책이다.
이탈리아인 대부분은 아침식사를 집에서 하지 않고 동네 바에서 한다. 이탈리아의 바는 우리가 아는 술집이 아니라 분식집 같은 존재인데, 간단한 식사와 함께 마실 것들을 곁들여 파는 정도이다. 이 바에는 식사 전후로 동네 사람들이 꽤 모이며 일종의 소식통 역할도 한다. 집이 가깝지 않은 이상 점심식사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제대로 된 음식점에서 해결하며, 여름에는 시에스타 시간 때문에 조금 일찍 먹는다. 이탈리아 반도는 태양이 오래 쬐는 나라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점심시간이 길다. 11:30부터 14:00까지 점심시간이고 이 중 13:00까지는 점심시간, 13:00-14:00는 오침시간이다.
저녁 식사를 가장 푸짐하게 한다. 하루 중 유일하게 집에서 차리는 식사인 만큼 진짜 상다리가 휠 정도로 차려내며, 대부분 코스요리 방식으로 내놓는다. 보통 오후 8~9시 정도에 먹는다.
여유롭고 친근한 국민성 덕분에 식사 시간이 상당히 길다. 특히 저녁 시간은 가족이 모이는 시간이라 수다 때문에 기본 2시간은 잡아먹는다.[5]
다들 알겠지만 이탈리아는 파스타의 종주국이며 이탈리아에서 식당을 하려면 훌륭한 솜씨의 제면사와 좋은 인연을 맺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6] 매일 직접 파스타를 제면하는 장인들이 한 마을에 하나씩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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