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1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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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소나기

이름 신익호 등록일 24.11.13 조회수 5

[장면 1]
늦은 오후, 중학교 운동장. 해가 지며 주위가 점점 어두워진다. 소년은 혼자 운동장에 앉아 있다. 주변은 조용하고 으스스한 분위기. 그때 은경이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다.

은경: (조용히, 소년의 어깨 너머로) …여기 혼자 있네?

소년: (놀라며 돌아본다) 어… 너 언제 왔어? 몰랐어…

은경: (웃으며) 나… 가끔 남들 눈에 잘 안 보이나 봐.

소년은 은경의 말에 순간 섬뜩한 기분을 느낀다.

소년: (조심스럽게) …그래, 그런데… 너, 어디서 전학 왔어?

은경: (살짝 미소 지으며) 여기서 아주 멀리… (잠시 말을 멈추고 눈이 잠깐 풀린다) 나도 사실 여길 잘 몰라. 너가 구경 좀 시켜줄래?


[장면 2]
학교 뒷편 어두운 공원. 늦은 시간이라 불빛이 거의 없다. 소년과 은경이 길을 따라 걷고 있다.

은경: (길가에 떨어진 나뭇잎을 주우며) 가끔, 여기서 이상한 소리 들리지 않아?

소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무슨 소리?

갑자기 어딘가에서 여자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소년은 소름이 돋는다.

소년: (겁에 질려) 방금… 너 들었어?

은경: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이곳에선 가끔 그런 소리가 들려. 신경 쓰지 마. 그냥... 이곳에 오래된 영혼들이 있어서 그런 거야.

소년: (의아해하며) 오래된… 영혼?

은경: (얼굴에 불길한 미소를 띠며) 응. 내가 너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 내일 다시 여기로 와 줄래?


[장면 3]
다음 날 저녁, 학교 교실. 소년이 혼자 앉아 있다. 창밖은 이미 어두워졌다. 갑자기 교실 불이 깜박거리며 꺼졌다 켜진다. 은경이 창밖에서 소년을 지켜보고 있다.

소년: (불안해하며 창밖을 바라본다) 은경아…?

은경은 창문 너머에서 아무 말 없이 소년을 응시하고 있다가, 불이 깜박일 때마다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온다.

소년: (겁에 질려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게… 뭐야…!

갑자기 은경이 창문을 두드리며 입 모양으로 무언가를 속삭인다. 하지만 소년은 들리지 않는다.

소년: (눈을 질끈 감고 뒤로 물러난다) …꺼져!

눈을 떴을 때 은경은 사라졌다.


[장면 4]
소년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다시 공원으로 간다. 비가 오기 시작한다. 소년은 은경이 기다리고 있을까 싶어 두리번거린다.

소년: (중얼거리며) 왜… 왜 자꾸 은경이 꿈에 나오는 거지?

비가 점점 굵어지면서 소년은 은경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본다. 이번에는 은경의 얼굴이 창백하고, 눈에는 고통이 가득 차 있다.

소년: (겁에 질려) 너… 너 누구야? 대체 왜 날 괴롭히는 거야?

은경: (희미하게 웃으며) 난… 그 비 오는 날, 이곳에서… (손을 뻗으며) 네가 나를 기억해줘야 돼.

소년: (뒤로 물러나며)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누구냐고!

은경: (속삭이며) 오래전, 비 오는 날에… 난 혼자 이곳에서…

그 순간, 은경의 모습이 희미해지며 점점 사라진다. 주변에 소름끼치는 비명 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려 퍼진다.


[장면 5]
학교에서 며칠이 지나고, 소년은 점점 말이 없어지고 창백해진다. 주변 친구들이 이상하게 여기며 말을 건다.

친구 1: 야, 소년. 너 요즘 좀 이상해 보여. 어디 아파?

소년: (멍하니 창밖을 보며) 아니, 그저… (혼잣말처럼) 은경이… 아직 여기 있어…

친구 2: (당황하며) 은경이라니? 그 전학 왔던 애? 그 애, 벌써 전학 갔다고 들었어. 다시는 못 올 거야.

소년: (작은 목소리로) 아니… 비 오는 날마다 그녀는… 이곳에 있어.

창밖에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소년은 일어나 교실을 나가 운동장으로 걸어 나간다. 멀리서 은경의 희미한 모습이 보이며, 그녀는 소년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소년은 그 손을 향해 걸어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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